출처 : 갓피플카페 > 강암 이야기
 
지난 해 두란노 서원의 월간지인 “목회와 신학”으로부터 동성애에 관한 의학적 입장에 관한 원고 청탁을 받고는 워낙 예민한 문제라 여간 고민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요즈음 가장 뜨거운 이슈로 등장한 문제이고, 입장에 따라 첨예(尖銳)한 대립으로 서로 날을 세우고 있는 마당에 어느 한 편에 기울다가는 여론의 몰매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잖아도 숨이 턱에 차도록 제 일에 허덕이고 있는 마당에 이런 과중한 부담을 주는 원고 청탁은 여간 귀찮고 힘든 일이 아니었기에,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단숨에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심약한 마음에 망설이면서 뒷걸음질 치고 있는 수많은 다른 기독 의료인들 중의 한 사람이라는 비난을 제가 저를 향해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고심 끝에 용기를 내어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도 구하고 또 많은 자료도 찾아보면서 글을 써보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아니면 다들 논쟁에 휘말리는 것이 두려워 슬금슬금 눈치 보면서 발뺌을 해서 그런지, 동성애에 관한 의학 전문가들을 찾을 수가 없었고 또 자료를 선뜻 제공해 주겠다는 이들도 없었습니다.

마음이 더 초조해졌습니다. 밤잠을 자기도 힘들었습니다. 잠을 줄이고 자료를 찾아 정리해보느라 눈이 거의 매일 충혈 되고 몸이 파김치가 되었습니다. 제 아내는 자기 일도 힘든 사람이 왜 몸 상하는 일을 일부러 자처해서 맡느냐고 제 가까이에서 연신 염려를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잖아도 바쁜 한 해의 마지막 두 달 동안을 애타게 기도하면서 여러 문헌을 어렵게 찾아보았습니다. 하나님 앞에 바로 선 한 사람의 기독 의료인으로서의 입장을 정리하느라 무척 고민을 하고 또 애도 많이 썼습니다.

탈고(脫稿)하여 파일을 이메일로 우송하고는 그냥 뻗어버렸습니다.

너무나 힘들여서 만든 논고(論考)이기에, 제가 가장 사랑하는 여러분들에게 공개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주님 홀로 영광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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